갑자기 이런 생각 든 적 없냐. 사람이 운동 안 하면 근육 빠지듯이 연애도 너무 오래 안 하면 뭔가 기능이 퇴화하는 건가 싶음. 나는 모태솔로라 애초에 있던 기능이 맞나 싶긴 한데, 요즘 들어 더 심해진 느낌임. 예전엔 그래도 누가 좀 친절하게 말 걸면 혼자 의미부여 3단 점프라도 했거든? 근데 이제는 아예 “아 이 사람 원래 다정한 사람이구나” 하고 끝남. 설레는 회로가 고장 난 건지, 아니면 너무 현실을 알아버린 건지 모르겠음.
얼마 전에 카페 갔는데 직원분이 엄청 밝게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해주셨단 말임. 예전의 나라면 집 가는 길에 혼자 BGM 깔고 있었을 텐데, 지금은 “서비스직 친절 감사합니다” 하고 영수증 챙겨서 나옴. 이게 성장한 건지, 그냥 가능성을 너무 빨리 접는 사람이 된 건지 헷갈림. 괜히 나중에 생각해보면 인간관계 자체도 좀 방어적으로 바뀐 것 같고, 누가 다가와도 반 박자 늦게 받는 느낌? 연애를 못 해서 이런 성향이 된 건지, 원래 이런 성향이라 연애를 못 한 건지 아주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수준임.
그리고 진짜 궁금한 건, 연애를 오래 안 하거나 아예 안 해본 사람들은 누가 호감 표현해도 잘 못 알아차리게 되는 거냐. 나는 맨날 나중에 “어? 그게 약간의 플러팅이었나?” 하고 뒤늦게 복기함. 근데 이미 상황 종료, 상대는 퇴장, 나는 혼자 자막 해설 중. 너무 많이 혼자 살아서 타인의 관심을 기본값으로 의심하는 상태가 된 건가 싶기도 함. 물론 그냥 내 자의식이 과하게 일한 걸 수도 있음. 그 가능성이 제일 높아서 더 슬픔.
다들 이런 거 한 번쯤 느껴봤냐. 연애 감각도 진짜 안 쓰면 무뎌지는 편인지, 아니면 원래 맞는 사람 나타나면 자동으로 살아나는 건지 궁금함. 경험 있는 사람들 후기 좀. 모태솔로 선배든 탈출 성공한 사람이든 다 받음. 나는 지금 연애 조급증보다는 그냥 내 회로 상태 점검이 필요해 보이는 단계임. 솔직히 이쯤 되면 연애세포보다 사회성 패치부터 다시 깔아야 할 수도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