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상하게 가만히 있어도 머릿속은 안 가만히 있더라. 방에 앉아서 채용공고 몇 개 띄워놓고 있다가도 갑자기 딴생각으로 샌다. 내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뭔가 하는 척만 하고 있는 건지 그런 생각. 분명 오전엔 “오늘은 진짜 집중해서 자소서 손본다” 해놓고 점심 먹고 나면 갑자기 유튜브 알고리즘의 양분이 되어 있음. 내 의지 박약도 꾸준함으로 치면 스펙 아닌가 싶다.

예전엔 취업만 하면 뭐든 좀 정리될 줄 알았는데, 막상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오히려 생각이 더 많아진다. 친구들은 하나둘 회사 들어가고, 누구는 이직 준비하고, 누구는 퇴사 고민하고. 다들 각자 힘들다는데 나는 아직 시작도 못 한 느낌이라 좀 묘하다. 경기 쪽 살아서 서울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은근 귀찮고 돈도 아깝고, 그래서 더 집에 처박혀 있게 되는 듯. 그러다 밤에 산책이라도 하면 또 갑자기 마음이 조금 멀쩡해진다. 사람 마음이 이렇게 단순한데 왜 낮에는 그렇게 복잡한지 모르겠음.

그리고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 꼭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하나 이런 거다. 물론 취업은 해야지. 통장도 울고 있고 나도 울고 있음. 근데 맨날 남들이랑 비교하면서 조급해지는 게 나를 더 굼뜨게 만드는 것 같더라. 그래서 루틴이라도 잡아보려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맞추고, 카페 한 번 나가보고, 안 되면 동네 도서관이라도 감. 거창한 변화는 아니어도 그런 거라도 해야 “아 오늘 완전히 증발한 날은 아니구나” 싶다.

다들 요즘 문득문득 어떤 생각 많이 함? 나만 이렇게 별거 아닌 고민을 하루 종일 우려먹는 건가 싶기도 해서. 취준 중인 사람 있으면 루틴 어떻게 버티는지도 궁금하다. 대단한 비법 말고, 진짜 사람답게 겨우 굴러가게 만드는 거 있으면 좀 알려줘라. 나도 이제는 의욕 풀충전 이런 건 포기했고, 방전 상태로도 움직이는 법을 배우는 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