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 다녀와서 씻고 누우면 꼭 비슷한 생각이 들어요. 나는 오늘 괜찮게 버틴 건가, 아니면 그냥 겨우 흘려보낸 건가 그런 거요. 예전엔 이런 생각이 들면 바로 더 깊게 가라앉았는데, 요즘은 그럴 때마다 아 또 시작이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다르게 보게 되더라고요. 힘든 날이 반복돼도 예전의 나랑 지금의 나는 좀 다르지 않나, 적어도 버티는 방식은 조금씩 배우고 있지 않나 싶어서요. 그런데 또 아침에 출근길 지하철 타면 그런 다짐이 싹 사라질 때도 많아요. 다들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데 저만 혼자 숨 고르는 느낌 들 때 있지 않나요.

특히 자주 떠오르는 생각이, 나는 왜 남들처럼 자연스럽게 살지 못할까 이거예요. 별거 아닌 말 한마디에도 하루 종일 마음이 출렁이고, 퇴근하고 나면 아무것도 못 할 정도로 기운이 빠질 때가 많거든요. 그래도 예전이랑 다른 건 이제 그런 저를 무조건 혼내지는 않으려고 해요. 아픈 마음으로 오래 버틴 사람은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덜 미워지더라고요. 물론 말처럼 쉽진 않아요. 어떤 날은 작은 실수 하나 붙잡고 잠들기 전까지 계속 곱씹기도 해요.

근데 신기한 건, 그렇게 좀 흔들리다가도 아주 사소한 걸로 다시 살아나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점심시간에 햇빛 괜찮았던 거, 편의점 커피가 생각보다 맛있었던 거, 퇴근길에 좋아하던 노래가 나온 거. 남들이 보기엔 별거 아닐 수 있는데 저는 그런 게 꽤 크게 남아요. 그래서 요즘은 자꾸 드는 생각을 완전히 없애려 하기보단, 그 생각 사이에 숨 돌릴 만한 장면을 하나씩 끼워 넣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어요. 거창하게 잘 살아야지보다 오늘 하루 너무 상처만 받고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딱 그 정도로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도 비슷한 생각 자주 드시나요? 다들 이런 마음 올라올 때 어떻게 넘기시는지 궁금해요.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예전처럼 혼자 삼키기만 하는 것보단 이렇게 말 꺼내보는 게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써봤어요. 괜히 무거운 글이었으면 미안하고, 다들 오늘도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