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것저것 바꾸는 김에 스킨케어 루틴도 한 달 정도 좀 진득하게 잡아봤거든요. 원래는 좋다는 거 보이면 바로 추가하고, 안 맞는 것 같으면 며칠 만에 빼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괜히 들쑥날쑥하지 말고 최대한 단순하게 가봤어요. 세안하고 수분 토너, 가벼운 세럼, 크림, 낮에는 선크림까지 딱 이 정도로만요. 인천이라 그런지 바람 많이 부는 날엔 피부가 괜히 더 당기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것저것 겹쳐 바르기보다 자극 덜한 쪽으로 정리하니까 오히려 편했어요.

한 달 해보면서 느낀 건 드라마틱한 변화보다 컨디션 출렁임이 줄었다는 거였어요. 예전에는 하루 괜찮다가도 갑자기 푸석하거나 열감 올라오는 날이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 날이 좀 덜했달까. 특히 욕심내서 기능성 제품 여러 개 같이 쓰던 때보다 피부가 덜 예민해진 느낌이 있었어요. 물론 이게 제품 하나 덕분이다 이런 건 잘 모르겠고, 그냥 과하게 안 건드린 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괜히 성분표만 보고 이것도 좋다 저것도 좋다 하면서 막 얹는 게 능사는 아닌 듯...

그리고 의외였던 게, 피부보다 제 습관이 더 바뀌었어요. 베개커버 자주 갈고, 손으로 얼굴 덜 만지고, 밤에 귀찮아도 대충 안 바르고 끝까지 마무리하는 거요. 사실 이런 건 맨날 중요하다고 들었어도 귀찮아서 잘 안 하게 되잖아요. 근데 한 달 정도 계속 해보니까 확실히 “아 오늘 좀 뒤집힐 것 같은데?” 싶은 순간이 덜 와서 괜히 생활습관도 같이 보게 되더라고요. 화장품만 바꿔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구나 싶었어요.

다만 아직도 애매한 건 있어요. 저는 수분감 많은 제형을 좋아하는데, 너무 촉촉한 것만 쓰면 어느 순간 답답하게 올라오는 느낌도 있고, 반대로 산뜻한 것만 쓰면 오후쯤 건조해져요. 그래서 지금은 계절이랑 컨디션 따라 조금씩 다르게 쓰는 쪽으로 가는 중인데, 다들 한 달 이상 써보고 “이건 진짜 꾸준히 가도 되겠다” 싶었던 기준이 뭔지 궁금해요. 저는 지금 단계에선 엄청 좋아졌다기보다, 덜 흔들리는 피부가 됐다는 점에서 꽤 만족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