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이 확 올라오던 때가 있었음. 거울 볼 때마다 괜히 하루 시작이 탁해져서, 대전 집 근처 피부과 가서 상담받고 먹는 약 처방 받아봤어요. 막 dram틱하게 인생 바뀌는 느낌일 줄 알았는데, 초반엔 그냥 입술만 엄청 마르고 물병만 달고 살았네요 ㅠㅠ

신기했던 건 어느 날 갑자기 좋아지는 게 아니라, 아 좀 덜 올라오나 싶은 식으로 천천히 오더라고요. 그래서 더 헷갈렸음. 이게 약 덕인가, 그냥 컨디션이 좀 나아진 건가 싶고. 잠 못 자면 또 올라오는 것 같아서 괜히 새벽에 음악 틀어놓고도 일찍 자려 했던 기억 남아요 ㅋㅋ

근데 저는 먹는 동안 괜히 예민해졌어요. 얼굴보다 몸 상태를 더 자주 보게 된다고 해야 하나. 건조한 날엔 레코드 판 닦듯이 조심조심 보습만 하게 되고, 괜히 거울 앞에 오래 서 있었음. 효과가 아예 없었다는 건 아닌데, 기대를 크게 잡으면 좀 서운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저한텐 “조금 잠잠해지는 시간 벌기” 같은 느낌이었고, 누구나 똑같진 않을 듯. 어떤 사람은 잘 맞고 어떤 사람은 별로일 수도... 저는 다시 먹게 돼도 엄청 큰 기대보단, 천천히 본다 쪽으로 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