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후 마주친 좌우 다른 종아리
저녁에 샤워를 마치고 로션을 바르다가, 정강이 아래 종아리 굵기가 양쪽이 다르다는 사실을 새삼 알아차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오른쪽 종아리는 매끈하고 볼록한데 왼쪽은 유독 가늘고 밋밋해서, 무심코 지나쳤던 몸의 모양이 갑자기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어릴 때 원인 모를 고열을 앓고 한동안 다리를 절었던 기억이 있다면, 이 좌우 차이는 단순한 체형이 아니라 오래전 앓았던 폴리오(소아마비)의 흔적일 수 있습니다. 흔히 폴리오 종아리라고 부르는 이 변화는 국내에서 폴리오가 유행하던 시기에 감염을 겪은 세대에서 지금도 종종 확인됩니다.
이 종아리, 누가 특히 눈여겨봐야 할까요
1983년 이전에 태어났거나 어릴 때 갑자기 고열과 함께 팔다리에 힘이 빠졌던 병력이 있는 분이라면 종아리 좌우 차이를 한 번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창 시절 신발 밑창이 유독 한쪽만 빨리 닳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한쪽 다리에 힘이 덜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는 1983년 마지막 환자(5명) 보고 이후 자연 발생 폴리오 환자가 보고되지 않았으며, 감염자의 0.05~0.5%에서는 팔다리 마비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1]
부모님이나 형제자매 세대 중 비슷하게 다리 굵기가 다른 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 시절 흔했던 폴리오 유행과 무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 지나간 옛날 병이라는 생각부터 짚어봐야 하는 이유
폴리오는 국내에서 이미 사라진 병이므로 지금 종아리 모양과는 무관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의 급성이완마비(AFP) 감시 체계는 지금도 계속 운영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PHWR(2024)에 따르면 국내 급성이완마비(AFP) 감시 건수는 2023년 51건, 2024년 상반기 37건이었고, 같은 기간 폴리오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으며 2023년 폴리오 3차 예방접종률은 97.3%였습니다.[2]
자연 발생 사례가 없다는 것과, 과거 감염으로 생긴 신체 변화가 없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미 폴리오를 앓은 사람의 신경 손상은 병 자체가 사라진 뒤에도 그대로 남아 있고, 오히려 수십 년이 지난 뒤 예전에 약해졌던 근육에서 새로운 피로감이나 힘 빠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습니다.
가는 종아리는 운동 부족 때문이라는 짐작과 실제 원인
종아리 한쪽이 유독 가늘면 흔히 그 다리만 덜 써서 근육이 빠졌다고 짐작합니다. 걷기 운동을 늘리거나 마사지를 열심히 하면 굵기가 비슷해질 거라 기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폴리오로 생긴 종아리 차이는 단순한 근육량 문제가 아니라, 어릴 때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그 근육으로 가는 신경 자극 자체가 줄어든 결과입니다. 신경 지배를 잃은 근육은 아무리 운동을 반복해도 반대쪽과 똑같은 굵기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아리 굵기만 다르고 통증이 없거나 눈에 띄게 다리를 절지 않으면 신경계와는 관련 없는 문제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신경계 합병증의 유형은 무균성 뇌수막염, 뇌염, 뇌척수염, 소아마비양 증후군 등이었으며, 뇌염이나 뇌척수염을 보인 환자 중 일부에서는 심폐 합병증이 동반됐고 1명은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3]
증상 없이 지나간 것처럼 보여도 신경계에 남은 흔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집에서 해보는 종아리·다리 자가 점검
- 양쪽 종아리 가장 굵은 부분을 줄자로 재어 둘레 차이가 1~2cm 이상 나는지 확인합니다.
- 바지 밑단이나 신발 굽이 한쪽만 유독 빨리 닳는지 살펴봅니다.
- 계단을 오를 때 한쪽 다리에 힘이 눈에 띄게 덜 들어가는지 확인합니다.
- 오래 서 있거나 걸은 뒤 특정 다리에서만 피로감이나 시린 느낌이 있는지 체크합니다.
- 어릴 때 다리 마비나 고열 병력을 가족에게 다시 물어봅니다.
이 중 둘레 차이가 1~2cm 이상이거나 시간이 지나며 점점 벌어진다면, 그 변화 속도 자체가 중요한 신호입니다.
단계별 관리, 숫자로 짚어보기
이미 오래전 자리 잡은 폴리오 종아리는 짧은 시간에 좋아지지 않으므로, 단계를 나눠 접근합니다.
- 1~4주차: 약해진 쪽 다리 위주로 하루 10~15분, 주 3~4회 저강도 스트레칭과 세라밴드 근력운동을 시작합니다.
- 1~3개월: 다리 길이 차이와 걸음 패턴을 점검하고, 차이가 1cm를 넘으면 신발 안쪽 높이 보정을 고려합니다.
- 3~6개월: 체중이 5% 이상 늘면 약해진 다리 관절 부담이 커지므로 체중 변화를 함께 관리합니다.
- 6개월 이후: 새로운 피로감이나 힘 빠짐이 나타나면 그 변화가 나타난 시점과 속도를 기록해 둡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관리 선택
굵기 차이는 있지만 걷는 데 큰 불편이 없다면 스트레칭과 근력운동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고, 다리 길이 차이로 골반이 기울거나 걸음이 불안정하다면 보조기나 인솔이, 변형이 심해 일상 보행 자체가 어렵다면 정형외과적 교정이 더 맞습니다.
| 관리 방법 | 적합한 상황 | 특징 |
|---|
| 스트레칭·근력운동 | 굵기 차이는 있지만 보행에 큰 불편이 없는 경우 | 비용 부담이 적고 꾸준한 관리로 유연성 유지에 도움 |
| 보조기·인솔 | 다리 길이 차이로 골반이 기울거나 걸음이 불안정한 경우 | 보행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되지만 착용 적응 기간이 필요 |
| 정형외과적 교정(건 이전술 등) | 변형이 심해 일상 보행 자체가 어려운 경우 | 교정 효과는 크지만 회복 기간과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함 |
다만 어떤 방법도 오래된 신경 손상 자체를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관리의 목표는 굵기를 똑같이 맞추는 데 있지 않고, 남은 기능을 유지하고 불편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종아리 관리, 헷갈리는 부분 정리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