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두세 층만 올라도 숨차고 어지럽다면 철결핍성빈혈이나 심장 기능 저하가 배경일 수 있습니다. 가임기 여성의 철결핍 유병률은 32.7%로 전체 여성 평균보다 높게 보고되었습니다. 경증 빈혈은 먹는 철분제가 우선이지만, 흡수가 어렵거나 빠른 교정이 필요하면 정맥 주사 철분제가 대안이 됩니다.
3층까지 계단을 오르다 중간에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른 적이 있으십니까? 평지를 걸을 때는 멀쩡하다가 계단만 오르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눈앞이 아찔해진다면, 그냥 넘어갈 문제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20대 여성부터 중년 이후 남녀 모두에게 나타날 수 있으며, 배경이 되는 원인에 따라 필요한 검사와 관리 방법이 크게 달라집니다.
숨참을 만드는 두 가지 큰 축, 혈액과 심장
몸속 곳곳에 산소를 운반하는 것은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입니다. 헤모글로빈이 부족해지면 평소라면 문제없던 계단 오르기 같은 가벼운 운동에도 심장과 폐가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려 애쓰게 되고, 그 결과로 숨참과 어지럼이 함께 나타납니다. 원인은 크게 혈액 자체의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진 철결핍성빈혈과, 심장이 혈액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는 심장 기능 저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2)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19~49세 가임기 여성의 철결핍 유병률은 32.7%, 철결핍성빈혈 유병률은 11.3%로, 전체 여성 평균(철결핍 23.1%, 철결핍성빈혈 7.7%)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1]
월경으로 인한 만성적인 혈액 손실은 가임기 여성에게서 철결핍이 흔히 나타나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중년 이후에는 심장 근육의 수축력 저하나 판막 질환처럼 혈액순환과 관련된 문제가 계단에서의 숨참과 어지럼을 설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빈혈과 심장 원인, 동반되는 신호로 짐작해볼 수 있는 것들
두 원인 모두 계단에서 숨참과 어지럼을 만들지만, 함께 나타나는 신호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철결핍성빈혈 계열 — 얼굴과 손톱이 창백해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집중력이 떨어짐, 손발이 차갑고 두근거림이 함께 나타남
심장 기능 저하 계열 — 누우면 숨이 더 차서 베개를 높이고 잠, 다리와 발목이 붓고 체중이 갑자기 늘어남, 마른기침이 오래 지속됨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10~14세 여아의 빈혈 유병률은 3.4%였으나 15~17세에서는 8.8%로 높아졌고, 철분 고갈을 뜻하는 페리틴 15ng/mL 미만 비율도 10~14세 17.2%에서 15~17세 24.1%로 증가했습니다.[2]
성장기 여학생은 월경이 시작되면서 철 요구량이 늘어나는 시기와 겹쳐, 체육 시간이나 계단에서 유난히 숨차하고 어지러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철분을 채우는 방법, 먹는 약과 정맥 주사 중 무엇을 고를까
철결핍이 원인으로 확인되면 치료의 첫 단계는 대개 먹는 철분제입니다. 하루 1~2회, 보통 8~12주 정도 복용하며 헤모글로빈과 페리틴 수치 변화를 확인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먹는 철분제는 속쓰림이나 메스꺼움, 변비 같은 소화기 부작용으로 복용을 꾸준히 이어가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이 한계로 꼽힙니다. 흡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거나 빈혈이 심해 빠른 교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정맥 주사 철분제가 다른 선택지가 됩니다.
국제 다기관 무작위 대조시험(14개국, 485명)에서 정맥 철분제인 페릭카르복시말토오스는 헤모글로빈 2g/dL 이상 상승 목표를 최대 3회 주입만으로 달성해, 최대 11회 주입이 필요했던 기존 정맥철분제(철수크로스)보다 적은 횟수로 목표에 도달했습니다.[3]
구분
먹는 철분제
정맥 주사 철분제
복용·투여 방법
하루 1~2회 경구 복용
병원에서 정맥으로 직접 주입
효과 체감 시기
보통 8주 이상 꾸준히 복용 후
수일~수주 내 비교적 빠르게 상승
주요 불편감
속쓰림, 메스꺼움, 변비
드물게 주입 부위 반응, 두통
적합한 상황
경증 빈혈, 소화기 부작용 없는 경우
흡수 저하, 빠른 교정 필요, 경구 부작용이 심한 경우
빈혈 정도가 가볍고 소화기 부작용을 견딜 수 있다면 먹는 철분제로 경과를 지켜보는 방법이 우선순위가 됩니다. 반면 염증성 장질환처럼 흡수 자체가 떨어지거나, 수술을 앞두고 짧은 기간 안에 헤모글로빈을 끌어올려야 하거나, 먹는 약의 부작용으로 복용을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정맥 주사 철분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다만 정맥 철분제가 모두에게 정답은 아닙니다. 드물게 주입 부위 통증이나 두통 같은 불편감이 나타나고 먹는 약보다 비용 부담도 큰 편이며, 원인이 심장 기능 저하라면 철분을 보충해도 숨참이 그대로 남을 수 있습니다.
빈혈 외의 원인이라면 달라지는 관리 방향
숨참의 원인이 심장 쪽에 있다면 철분 보충만으로는 증상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심장 기능을 확인하는 검사와 함께 염분 섭취를 줄이고 체중을 매일 같은 시간에 재어 갑작스러운 증가가 있는지 살피는 관리가 우선이 됩니다.
철결핍이 원인이라면 철분제 복용과 함께 식습관을 조정하는 것이 흡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철분제는 커피나 녹차와 1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하고,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와 함께 섭취하면 흡수가 더 잘 이루어집니다. 계단 오르기 같은 운동은 한 번에 무리하지 않고 매주 오르는 층수를 한두 층씩 늘려가는 방식으로 회복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밀한 확인이 필요해지는 순간
다음과 같은 증상이 겹쳐 나타난다면 단순한 체력 저하가 아니라 다른 원인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이 차거나 가슴이 조이는 느낌이 들 때
다리와 발목이 갑자기 붓고 체중이 며칠 새 늘었을 때
입술이나 손톱이 파랗게 보이거나 실신한 적이 있을 때
철분제를 8~12주 이상 복용해도 증상 변화가 없을 때
국내 입원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철결핍이 치료 가능한 위험 요인임에도 아시아권 심부전 환자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철결핍 유병률과 임상 특성을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4]
철결핍과 심장 기능 저하는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한쪽 원인만 확인하기보다는 혈액검사와 심장 관련 검사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계단 오르기 전후 궁금해하는 것들
자주 묻는 질문
Q. 철분제를 먹으면 며칠 만에 숨찬 증상이 좋아지나요?
대개 복용 4주 무렵부터 헤모글로빈 수치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며, 증상이 눈에 띄게 나아지기까지는 보통 8주 이상 걸립니다.
Q. 정맥 주사 철분제는 한 번만 맞으면 끝나나요?
빈혈 정도와 사용하는 주사제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한두 차례로 충분한 경우도 있고, 심한 빈혈에서는 추가 투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어지럼증만 있고 숨참은 없는데도 빈혈을 의심해야 하나요?
네, 어지럼증만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헤모글로빈이 정상 하한에 가까운 단계에서도 어지럼이나 피로감이 먼저 나타날 수 있어 혈액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심장 문제로 인한 숨참과 빈혈로 인한 숨참을 스스로 구분할 수 있나요?
완전히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리가 붓거나 누웠을 때 숨이 더 차다면 심장 쪽을, 창백함과 피로감이 두드러진다면 혈액 쪽을 먼저 의심해볼 수 있지만 정확한 감별에는 검사가 필요합니다.
Q. 청소년 자녀도 계단에서 숨차하면 빈혈을 의심해야 하나요?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청소년기 여학생은 월경 시작과 성장에 따른 철 요구량 증가가 겹치는 시기여서 반복적인 증상이 있다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3. FERGIcor,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n Ferric Carboxymaltose for Iron Deficiency Anemia in Inflammatory Bowel Disease. Gastroenterology (Evstatiev R 등, 2011). https://pubmed.ncbi.nlm.nih.gov/216997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