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약국 지키다 보면 제일 답답한 게 약값도 아니고 인력난도 아닙니다. 종이쪼가리, 전산 입력, 확인 전화 이런 게 끝도 없이 붙는 거예요. 환자 한 분 더 제대로 보려면 손이 비어야 하는데, 현실은 처방보다 행정이 더 무겁습니다. 이걸 현장 지원이라고 부르면 좀 너무한 거지요.

위에서는 자꾸 관리 강화했다, 체계 잡았다 그러는데요. 정작 그 체계라는 게 다 현장 손목에 매달려 있습니다. 작은 약국은 사람도 없어요. 제가 입력하고 확인하고 설명하고 다시 정정하고... 그러다 보면 정작 약 설명은 짧아집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안전을 핑계로 제일 중요한 시간을 갉아먹고 있으니 말입니다.

더 화나는 건 이런 불편을 말하면 적응하셔야죠, 다 그렇게 합니다 이 소리 듣는 겁니다. 아니, 다 같이 불편하면 그게 정상입니까 ㅋㅋ 비효율을 오래 참았다고 제도가 되는 건 아니지요. 현장 한 번 제대로 안 서본 분들이 체크 항목만 늘리는 느낌, 솔직히 너무 심합니다.

약국은 서류 창고가 아닙니다. 환자 보고 약 설명하는 곳이지요. 제발 뭘 새로 붙일 거면 하나라도 덜어내고 붙였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처럼 해놓고 현장더러 책임감 타령하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