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코가 계속 막혀서 그냥 비염인가보다 하고 버텼어요. 원래 좀 둔한 편이라 이 정도는 참지 뭐 했는데, 문제는 밤마다 입 벌리고 자게 되니까 아침에 목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낮에는 멀쩡한 척해도 머리가 띵하고 집중도 안 되고, 집에서 리트리버 산책시키다 말고 멍하게 서 있는 날도 있었어요. 그쯤 되니까 아 이건 한번 가봐야겠다 싶어서 이비인후과 갔습니다.

병원 가서 증상 얘기하니까 생각보다 되게 차분하게 봐주시더라고요. 코 안쪽 먼저 보고, 목 상태도 같이 체크했는데 안이 많이 부어 있다고 했어요. 저는 속으로 괜히 큰 문제 나오면 어쩌나 좀 쫄았는데, 딱 필요한 말만 해주셔서 오히려 마음이 놓였네요. 괜히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겁먹은 게 더 피곤했던 듯 ㅋㅋ

제일 인상 깊었던 건 코 안쪽 보는 검사였어요. 솔직히 좀 불편하긴 했는데 금방 끝났고, 왜 숨쉬기가 답답했는지 바로 이해됐습니다. 막연하게 답답한 게 아니라 실제로 부어 있으니까 그런 거였더라고요. 설명 들으니까 괜히 참으면서 버틴 시간이 아깝더군요. 아프다고 해서 다 큰 병은 아니어도, 몸이 보내는 신호는 무시하면 손해 보는 건 본인 쪽이구나 싶었어요.

약 처방받고 며칠 지나니까 밤에 자는 게 확 달라졌습니다. 아침에 입 안 바싹 마른 느낌이 줄고, 머리 무거운 것도 좀 풀렸어요.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잠 퀄리티 망가지면 하루 컨디션이 통으로 흔들리더라고요. 저는 그제서야 아 내가 요즘 괜히 예민했던 게 아니었네 싶었음 ㅠㅠ

개인적으로는 이비인후과를 너무 미루지 말 걸 그랬어요. 특히 코막힘이나 목 불편한 게 길게 가면 참는다고 해결되는 쪽은 아니더라고요. 진료 자체는 생각보다 금방이고, 괜히 혼자 상상하면서 버티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저처럼 에이 별거 아니겠지 하고 넘기는 사람 있으면, 진짜 그 고집 한번만 꺾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