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달 전부터 얼굴이 자꾸 뒤집어지네요. 원래도 잠이 워낙 엉망이라 컨디션 타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번엔 좀 다르게 왔어요. 볼이랑 턱 쪽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씻고 나면 따갑고 간질간질한 게 오래 갑니다. 아침엔 괜찮은가 싶다가도 오후만 되면 건조하게 당기고, 밤 되면 또 열감이 올라와서 거울 보기 싫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면도 때문인가 했어요. 40대 되니까 피부도 예전 같지 않고, 부산 쪽은 바람도 습도도 들쭉날쭉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 정도가 아니네요. 잠을 두세 시간 끊어서 자고 나온 날은 티가 바로 납니다. 특히 밤새 뒤척이고 출근한 날은 회사 형광등 아래서 얼굴색이 유독 더 안 좋아 보여요. 피곤한 티까지 한꺼번에 올라오니까 사람이 더 초라해 보임 ㅠㅠ

이것저것 많이 안 건드리려고 했습니다. 예전엔 뭐 나면 새로 바르고 씻고 또 바르고 그랬는데, 그럴수록 더 예민해지는 느낌이라 요즘은 진짜 단순하게만 가요. 세안도 미지근한 물로 짧게 하고, 면도는 피부 괜찮은 날에만 하고, 바르는 것도 딱 두 개만 씁니다. 괜히 좋다는 거 욕심내서 추가하면 다음날 바로 올라오더라고요. 피부가 아니라 성질머리 달래는 기분으로 버티는 중이에요 ㅋㅋ

생활도 좀 바꿔봤어요. 늦은 시간에 매운 거 먹고 바로 눕는 거 끊고, 커피도 오후엔 안 마십니다. 사실 불면증 있는 사람이 카페인 줄이는 게 말처럼 쉽진 않죠. 멍한데 일은 해야 하니까. 그래도 피부가 한번 확 올라오고 나니까 겁나서 억지로 줄였어요. 뜨거운 물 샤워도 줄였고요. 별거 아닌데 그런 날은 확실히 덜 화끈거립니다.

문제는 잠이네요. 결국 잠을 못 자면 다시 제자리로 오는 느낌입니다. 피부과 게시판에 이런 글 쓰는 것도 좀 웃기긴 한데, 요즘 제 피부는 화장품보다 잠이 더 크게 건드리는 것 같아서요. 겉에 뭐 바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몸이 계속 지쳐 있으니 얼굴이 먼저 티를 내는 것 같습니다. 비슷하게 볼 붉어짐이랑 열감 오래 가는 분들 있으면 저처럼 최소한만 건드리는 게 나았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