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일상이 좀 웃기면서도 묘함. 분명 백수면 시간이 남아돌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막상 눈 뜨면 오전은 이미 사라져 있고 정신 차리면 해 질 준비하고 있음. 경기 쪽 살아서 집 앞 산책로라도 한 바퀴 돌면 사람들 다들 어디론가 바쁘게 가는데, 저만 슬리퍼 끌고 편의점 커피 들고 배회하는 느낌이라 좀 머쓱하더라. 그래도 집에만 박혀 있으면 더 축 처지는 것 같아서 억지로라도 밖에 나가는데, 이런 게 은근 도움은 될 수 있겠다 싶기도 함.

원래는 취업 준비한다고 아침형 인간 코스프레를 해보려고 알람도 여러 개 맞춰놨거든요. 근데 알람은 제 미래보다 먼저 포기하더라. 끄고 다시 자는 게 거의 자동반사임. 그래도 완전 무너지면 더 답 없을 것 같아서 요즘은 기상 시간까지는 아니어도 밥 먹는 시간, 샤워하는 시간 정도는 비슷하게 맞춰보는 중임. 별거 아닌데 이거라도 하면 “오늘 아무것도 안 했다”는 죄책감이 조금 덜함. 진짜 인간은 거창한 계획보다 일단 씻는 게 먼저인 듯.

그리고 이상하게 요즘은 몸 상태도 사소한 데서 티가 나는 느낌임. 오래 앉아 있으면 목이랑 어깨가 뻐근하고, 잠도 애매하게 자면 하루 종일 멍함. 어디 크게 아픈 건 아닌데 생활이 흐트러지니까 이런 자잘한 신호가 오는 건가 싶더라고요. 그래서 스트레칭 영상 틀어놓고 10분 따라 해보는데, 솔직히 하고 나면 개운한 날도 있고 “이게 맞나” 싶은 날도 있음. 그래도 가만히 썩는 것보단 낫지 않나 싶어서 계속 해보는 중.

가끔은 내가 너무 별거 아닌 걸로 하루를 보내는 건가 싶다가도, 또 이런 사소한 거 챙기는 시기일 수도 있겠다 싶음. 취준이 원래 결과 나오기 전까지는 맨날 붕 떠 있는 기분이라 더 그런 듯. 다들 요즘 소소하게 챙기는 루틴 같은 거 있음? 물 많이 마시기 이런 것도 좋고, 밖에 나가는 핑계 만드는 법도 궁금함. 저는 지금 편의점 갈 일 만들려고 일부러 물 떨어질 때까지 버티는 중이라, 이것도 루틴이면 루틴이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