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마당과 텃밭 곳곳에 부러진 나뭇가지와 녹슨 자재가 흩어져 있습니다. 벌초와 텃밭 정리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흙 묻은 도구에 손을 베이거나 못에 찔리는 사고도 함께 늘어납니다.
이런 상처를 통해 들어오는 균이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이 파상풍이며, 파상풍 초기증상을 놓치면 상처 부위를 넘어 신경과 근육, 나아가 심장과 혈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상처의 감염이 몸 전체로 번지는 경로
파상풍은 상처 자체보다 상처를 통해 들어온 클로스트리디움 테타니균이 만들어내는 독소가 문제입니다. 이 균의 아포는 흙, 녹슨 금속, 동물의 배설물에 흔히 존재하며 상처 속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증식합니다.
증식 과정에서 나오는 파상풍독소, 즉 테타노스파스민은 상처 부위에 머무르지 않고 신경을 타고 척수와 뇌간까지 이동해 근육 이완을 담당하는 억제성 신경전달을 차단합니다. 그 결과 상처는 손이나 발에 있어도 증상은 턱과 목 근육에서 먼저 나타나는 것이 파상풍의 특징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파상풍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신생아 파상풍 사망은 약 7,700명으로 2000년 대비 84% 감소했으며, WHO는 평생 방어를 위해 파상풍 톡소이드 함유 백신을 기초 3회와 추가 3회, 총 6회 접종할 것을 권고합니다.[1]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사망이 크게 줄어든 배경에는 백신이 있지만, 성인이 되어 접종을 소홀히 하면 방어력이 다시 낮아진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턱 경직에서 시작해 호흡까지 번지는 증상
파상풍 초기증상은 상처의 통증보다 턱 근육이 뻣뻣해지는 개구장애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지며, 목과 어깨 근육이 굳어가는 느낌이 뒤따릅니다.
이 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며칠 사이 등과 복부 근육까지 경직이 번지면 몸이 활처럼 뒤로 젖혀지는 후궁반장 자세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경직이 호흡을 담당하는 횡격막과 늑간근까지 침범한다는 점입니다.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한 상태로 굳으면 폐가 충분히 부풀지 못해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작은 소리나 빛 자극에도 전신 경련이 유발되는 시기에는 호흡 정지 위험까지 동반됩니다.
자율신경과 심혈관계까지 흔드는 파장
파상풍이 근육에만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독소가 자율신경계에도 작용해 혈압과 맥박을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혈압이 갑자기 오르내리고 맥박이 빨라졌다가 느려지기를 반복하는 상태가 나타날 수 있으며, 땀을 과도하게 흘리거나 체온이 오르는 증상이 함께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런 심혈관계 변화는 근육 경직보다 늦게 나타나지만 중증 파상풍에서 치료 기간을 길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나이에 따른 항체 보유율 차이도 함께 고려할 부분입니다.
「대한응급의학회지」에 발표된 김호중 등(2005)의 전국 21개 응급실 다기관 조사에서 파상풍 항체 0.15 IU/mL 초과 보유율은 62.8%였으나 40~60세에서는 약 43%로 떨어졌습니다.[2]
항체가 낮은 상태로 감염되면 독소를 초기에 중화할 여력이 적어 신경·자율신경 증상이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10년 주기 추가접종과 상처 소독의 순서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기준에 따르면 성인은 매 10년마다 Td 또는 Tdap 백신으로 추가접종을 받아야 하며, 기초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성인은 0·1·6개월 간격으로 3회를 접종하되 이 중 최소 1회는 Tdap으로, 용량은 0.5mL를 근육에 주사하는 것이 기준입니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의 파상풍 접종 기준에 따르면 성인은 매 10년마다 Tdap 또는 Td 백신으로 추가접종해야 하며, 기초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성인은 0·1·6개월 간격으로 3회 접종하되 적어도 1회는 Tdap으로 접종하고, 용량은 0.5mL 근육주사입니다.[3]
상처를 입었을 때는 우선 흐르는 물과 비누로 상처 부위를 씻어내고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먼저이며, 그다음 마지막 접종 시기를 확인하는 순서로 대응하는 것이 실제 처치 과정입니다.
소독을 위해 찾아온 사람들 중 상당수가 자신의 마지막 접종 연도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접종 기록을 다시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상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대처법
모든 상처가 같은 기준으로 관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처의 오염 정도와 깊이에 따라 확인해야 할 접종 이력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 구분 | 단순 상처 | 오염·괴사 상처 |
|---|
| 상처 특징 | 유리·종이 등 깨끗한 물체에 얕게 베인 상처 | 흙, 녹, 동물의 이빨 등에 찔리거나 물린 상처 |
| 확인할 접종 이력 | 최근 10년 이내 접종 여부 | 최근 5년 이내 접종 여부까지 |
| 대처 방향 | 세척 후 경과 관찰 | 세척과 함께 접종 필요 여부를 빠르게 판단 |
상처가 얕고 깨끗하다면 최근 접종일이 10년을 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정도로 충분하지만, 흙이나 녹이 묻어 오염이 심한 상처라면 5년 이내 접종 여부까지 확인해야 하는 등 상처 상태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집니다.
다만 오염 정도를 육안으로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겉보기에 깨끗해 보여도 찔린 깊이가 깊다면 오염 상처에 준해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료가 필요한 신호와 항체 지속 기간
파상풍 증상은 초기에 국소적으로 보이다가도 짧은 시간 안에 전신으로 번질 수 있어, 다음과 같은 신호는 진료로 이어져야 하는 경우로 봅니다.
- 입을 벌리기 힘든 증상과 발열이 함께 나타날 때
- 상처 부위가 3일 이상 붓고 진물이 나면서 열이 동반될 때
- 목이 뻣뻣해지고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동시에 나타날 때
- 접종 이력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흙이나 녹슨 물체에 깊이 찔렸을 때
- 경직과 함께 맥박이 불규칙해지거나 호흡이 가빠질 때
군 복무 경험이 있다면 접종 이력을 스스로 안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응급의학회지」 신종환 등(2010)의 연구(외상 후 응급실 내원 770명)에서 군 복무 경력이 있는 사람은 파상풍 방어 항체 보유 가능성이 2.41배 높았고, 입대 후 약 20년까지는 대상자의 60%가 방어 역가를 유지했습니다.[4]
즉 과거 접종력이 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보호 효과가 옅어지므로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접종 이력과 무관하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헷갈리는 부분, 질문으로 짚어보기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