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명절, 오랜만에 모인 가족 자리에서 형이 문득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아버지가 요즘 통화하실 때마다 목소리가 부쩍 커지셨더라고요. 옆에서 듣기에도 신경 쓰일 정도예요.” 다들 별생각 없이 웃어넘겼지만, 며칠 뒤 직접 안부 전화를 드려보니 정말 평소보다 언성이 높아져 있었습니다.

이렇게 본인보다 주변 사람이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유독 많은 증상이 있습니다. 바로 난청입니다. 서서히 진행되는 청력 저하는 당사자가 스스로 체감하기 어려운 반면, 자주 대화하는 가족이나 동료에게는 훨씬 먼저 드러나곤 합니다. 문제는 난청이 늘 이렇게 완만하게만 진행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하루 이틀 사이에 한쪽 귀가 급격히 안 들리게 되기도 하는데, 이런 유형은 치료를 시작하는 시기가 이후 청력이 얼마나 돌아오는지를 좌우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의정부·행복로 지역에서 이 글을 찾아보신 분이라면, 아마 본인이나 가족의 청력 변화가 마음에 걸려서일 가능성이 큽니다.

난청, 어디서부터 이상 신호로 봐야 할까

청력은 원래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둔해지는 감각입니다. 문제는 어느 정도부터를 검사가 필요한 이상 신호로 볼 것인가입니다. 의학적으로는 25dB 이하의 작은 소리까지 들을 수 있으면 정상 청력으로 보고, 26~40dB는 경도, 41~60dB는 중등도, 61dB를 넘어서면 고도 난청으로 분류합니다. 일상에서 참고할 기준도 있습니다. 조용한 방에서 상대방이 보통 크기로 말하는 소리를 자주 놓치게 됐다면, 이는 이미 경도를 넘어선 신호일 수 있습니다.

청력검사(순음청력검사)로 소리를 얼마나 들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모습입니다
청력검사(순음청력검사)로 소리를 얼마나 들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모습입니다

다만 숫자보다 더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변화가 얼마나 빠르게 일어났는가입니다. 서서히 나빠지는 노인성 난청과 달리, 하루 이틀 사이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는 전혀 다른 병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경향분석에 따르면, 국내 난청 진료인원은 최근 10년간 매년 5.3%씩 늘어 2018년 약 58만 명에 달했고, 70대가 전체 진료인원의 20.7%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이상이 51.5%를 차지했습니다.[1]

이 통계에서 나이 못지않게 눈여겨볼 부분은 난청 진료 자체가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는 흐름입니다. 나이가 들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라 해도, 어느 시점부터는 지켜만 보기보다 검사로 확인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는 뜻입니다.

난청, 원인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다릅니다

난청을 일으키는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나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퇴행성 변화, 오래 지속된 소음 노출, 중이염 등 귀 자체의 염증, 이독성 약물, 유전적 요인까지 다양합니다. 여기에 원인을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돌발성 난청도 있습니다.

돌발성 난청은 특별한 외상 없이 72시간 이내에 인접한 여러 주파수에서 청력이 뚜렷하게 떨어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바이러스 감염이나 혈류 장애, 자가면역 반응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많은 경우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로 치료가 시작됩니다.

강북삼성병원 연구팀이 돌발성 난청 환자 165명(2017~2022년)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어지럼증과 후반고리관 기능 저하가 함께 나타난 경우 기존 스테로이드 치료만으로는 청력 예후가 좋지 않았으며, 혈관 장애 가능성을 고려해 초기부터 고압산소·항응고요법 병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습니다.[2]

이 연구가 특히 의미 있는 부분은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는지 여부가 예후를 가르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같은 돌발성 난청이라도 회전성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표준 치료만으로는 회복이 더딜 수 있으므로 더 이른 진단이 필요합니다.

난청,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대응 방법

난청은 유형에 따라 대응 방향이 크게 갈립니다. 갑자기 발생한 유형과 서서히 진행된 유형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시기를 놓치기 쉽습니다.

구분돌발성(급성) 난청노인성(만성) 난청
시작 양상보통 하루~며칠 사이 급격히 나타납니다.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됩니다.
동반 증상이명이나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되묻는 일이 잦아지는 정도로 시작됩니다.
대응 방향빠른 진단과 필요 시 약물 치료 병행이 먼저입니다.청력검사 후 보청기 등 재활 시점을 논의합니다.
시간의 의미치료 시작이 며칠 늦어질수록 회복 가능성이 줄어듭니다.방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소리 적응이 더뎌집니다.

만약 최근 며칠 사이 한쪽 귀가 갑자기 안 들리기 시작했다면, 상황을 더 지켜보기보다 빠르게 병원 진료부터 받아야 합니다. 반대로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소리가 작아진 경우라면, 청력검사로 정도를 확인한 다음 보청기 같은 청각 재활을 언제 시작할지 차분히 상담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빠르게 치료를 시작한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청력이 완전히 되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손상 정도나 동반 증상에 따라 회복 폭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치료를 미루기보다 이른 시점에 시작하는 쪽이 회복 가능성을 더 남겨둡니다.

흔히 잘못 알고 있는 몇 가지

“나이가 들면 다 그렇게 되는 거니 굳이 검사까지 받을 필요는 없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난청을 그대로 두는 것과 관리하는 것은 이후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다릅니다.

디멘시아뉴스가 인용한 Lancet Public Health 연구에 따르면, 난청은 전 세계 치매 환자의 약 8%와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청력 관리가 치매 예방의 주요 수단으로 제시되었습니다.[3]

물론 난청이 있다고 곧바로 치매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청력을 방치하지 않고 관리하는 것이 단순히 잘 들리고 안 들리고의 문제를 넘어선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또 하나 자주 보이는 생각은 “보청기는 거의 안 들릴 정도로 나빠졌을 때 끼는 것”이라는 인식입니다. 청력 저하를 오래 방치할수록 소리를 해석하는 뇌의 기능도 둔해질 수 있어, 착용이 늦어질수록 적응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등도 단계에서 재활을 시작하면, 고도 난청까지 기다린 경우보다 새 소리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짧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청각 재활 시점을 두고 의료진과 상담하는 모습입니다
청각 재활 시점을 두고 의료진과 상담하는 모습입니다

며칠 안에 병원을 찾아야 하는 난청 신호

지금까지 짚어본 내용에는 병원 방문을 미루면 안 되는 상황이 분명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 한쪽 귀가 하루 이틀 사이 갑자기 안 들리기 시작한 경우입니다.
  • 소리가 안 들리는 증상과 함께 회전성 어지럼증이나 심한 이명이 동반되는 경우입니다.
  • 큰 폭발음이나 총성 등 강한 소음에 노출된 직후 귀가 먹먹하고 잘 안 들리는 경우입니다.
  • 중이염 치료 후에도 귀가 막힌 느낌이 2주 이상 이어지는 경우입니다.

이 중에서도 한쪽 귀가 갑자기 안 들리는 경우는 특히 시간을 다투는 신호로 봐야 합니다. 돌발성 난청은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증상을 느낀 시점으로부터 며칠 안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서서히 진행되어 온 난청이라면 당장 응급실을 찾을 정도는 아니며, 가까운 시일 내에 청력검사 일정을 잡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청력검사를 받으러 오면, 소리가 아예 안 들리는 것보다 대화의 특정 부분만 뭉개져 들리는 느낌을 먼저 호소하는 일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자음보다 모음이 먼저 뭉개지거나,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할 때 유독 알아듣기 힘들어지는 식입니다. 이런 변화는 순음청력검사와 함께, 말소리를 얼마나 정확히 구분하는지 보는 어음청력검사를 통해 확인합니다.

청력은 한 번 나빠지면 이전으로 완전히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만큼, 변화를 느낀 시점에 확인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의정부·행복로 지역에서도 난청이 의심된다면,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부터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참고로 의정부·행복로 지역에서 난청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성모맑은숨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이 있습니다. 위치는 경기 의정부시 행복로 31, 2층이며, 공영주차장과 태영프라자 주차장에서 내원객 주차권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