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형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방이 빙글빙글 돌아서 한참을 누워 있었어, 별일 아니겠지?”라는 말이었습니다. 자다가 몸을 뒤척이거나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갑자기 방이 도는 느낌을 받고 놀라는 경우는 성정동에서도 흔히 듣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어지럼증을 겪으면 뇌 질환부터 걱정하거나, 반대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는 증상으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는 형처럼 자세를 바꿀 때만 잠깐 어지러운 경우라면 뇌보다 귀 안쪽 문제일 확률이 높고, 별다른 검사 없이 넘긴 어지럼증은 이석증처럼 시간이 지나 다시 도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어지럼증이 뇌 문제인지 먼저 걱정해야 할까요
어지럼증을 처음 겪으면 뇌졸중이나 뇌종양 같은 심각한 질환부터 의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만나는 어지럼증은 신경학적 원인보다 귀 안쪽 전정기관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를 훨씬 자주 확인하게 됩니다. 다만 모든 어지럼증이 안심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물체가 둘로 겹쳐 보이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전정기관보다 뇌혈관 문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어지럼증만 단독으로 짧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라면 귀 안쪽 문제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동반 증상을 살피는 과정이 진단의 첫 단계가 됩니다.
이석증 말고도 어지럼증을 부르는 원인들이 있습니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귀 안쪽 문제와 전신 문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확인하게 되는 대표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석증(BPPV) — 반고리관 안의 이석 부스러기가 자세 변화에 반응하며 짧게 도는 어지럼을 만듭니다.
전정신경염 —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겨 수 시간에서 며칠간 지속되는 강한 어지럼이 나타납니다.
메니에르병 — 귀 안 림프액 압력이 변하면서 어지럼과 함께 청력 저하, 이명이 동반됩니다.
기립성 저혈압 — 자세를 바꿀 때 혈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며 눈앞이 아득해집니다.
약물 부작용이나 편두통성 현훈 — 복용 중인 약물이나 두통 병력에 따라 어지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아침에 갑자기 일어날 때 나타나는 어지럼은 기립성 저혈압일 가능성도 함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원인에 따라 검사와 치료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음으로 증상의 형태로 원인을 구분하는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자세를 바꿀 때 순간적으로 어지럼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증과 붕 뜨는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아닙니다
어지럼증은 크게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과, 몸이 붕 뜨거나 휘청이는 비회전성 어지럼으로 나뉩니다. 회전성 어지럼은 주로 귀 안쪽 전정기관 문제에서, 비회전성 어지럼은 혈압이나 신경,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석증에 의한 어지럼은 보통 1분 이내로 짧게 끝나는 반면, 전정신경염은 수 시간에서 하루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속 시간과 반복 주기를 함께 기록해두면 진료 시 원인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치료 없이 방치된 어지럼증은 증상이 사라졌다가도 다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반복되는 과정에서 균형 감각이 함께 둔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이 과정이 낙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에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석증 치료, 한 번 받으면 끝이라는 생각은 절반만 맞습니다
이석증은 안진검사로 이석 부스러기의 위치를 확인한 뒤, 반고리관 안의 이석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관내결석정복술로 비교적 빠르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다시는 어지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석증은 가장 흔한 어지럼의 원인이며 대개 1~2번의 관내결석정복술로 치료할 수 있으나, 1년에 20~50% 정도가 재발합니다.[1]
즉 치료 이후에도 1년 안에 다시 어지럼이 나타날 가능성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증상이 다시 시작되면 빠르게 재진을 받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구분
적용 대상
특징
이석정복술
반고리관 이석증으로 확인된 경우
자세 변화로 이석을 원위치시키는 물리적 치료, 대개 1~2회 시행
약물치료
급성기 어지럼·구토가 심한 경우
전정억제제로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 장기 복용은 회복을 늦출 수 있음
전정재활
만성 어지럼이나 균형 저하가 남은 경우
눈·머리·몸의 협응 운동을 반복해 뇌가 새로운 평형 감각에 적응하도록 훈련
이석증으로 진단되어 자세 변화에 따라 짧게 도는 어지럼이 반복된다면 이석정복술이 먼저 고려되고, 구토와 어지럼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급성기에는 약물치료로 증상부터 가라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치료 이후에도 걸을 때 불안정한 느낌이 남아 있다면 전정재활을 함께 진행하는 편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안진검사로 이석증 여부를 확인하는 진료 장면입니다.
나이 들어 생기는 어지럼증, 손쓸 방법이 없는 게 아닙니다
고령층에서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라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증상을 조절하는 약물치료와 전정재활치료를 함께 진행하면 눈에 띄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65세 이상 노인의 약 30%, 85세 이상에서는 절반가량이 어지럼을 경험하며, 증상 조절 약물과 전정재활치료를 함께 시행하면 대부분 호전됩니다.[2]
전정재활치료는 주 2~3회씩 6~8주 이상 꾸준히 시행해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모든 환자에게 같은 속도로 호전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균형 감각을 되찾는 운동인 만큼 처음 몇 주는 오히려 어지럼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알아두면 좋습니다.
며칠 안에 사라지는 어지럼증과 곧장 진료로 이어져야 하는 어지럼증
갑작스러운 편측 마비나 감각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
말이 어눌해지거나 발음이 흐려지는 경우
심한 두통이나 목 뒤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
한쪽 귀의 청력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이명이 함께 생기는 경우
어지럼으로 걷지 못하거나 자주 넘어지는 경우
이런 증상 없이 몇 초에서 1분 이내로 짧게 어지럼이 스쳐 지나간다면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자세를 천천히 바꾸며 경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어지럼이 일주일에 여러 번 반복된다면 그대로 두기보다 진료를 받는 편이 맞습니다.
해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는 처치 후 귀가한 비특이성 어지럼증이나 말초 전정 장애 환자들의 첫 방문 기록을 추적 대상으로 삼았습니다.[3]
어지럼이 1분 이상 지속되거나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된다면, 그리고 두통이나 마비, 발음 이상이 동반된다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성정동에서 어지럼증 진료를 고려할 때
어지럼증은 원인에 따라 검사와 관리 방법이 크게 달라지므로, 증상이 반복되거나 동반 증상이 있다면 이비인후과나 신경과에서 원인을 확인받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석증처럼 재발이 잦은 경우에도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관리하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은 충분히 줄일 수 있습니다.
성정동 지역에서 어지럼증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서울성모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이 있습니다. 위치는 충남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26, 301호(신부동)이며 아트박스 천안신부점 인근 약 250m 지점입니다.
어지럼증, 짧은 질문에 답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석증은 왜 자꾸 재발하나요?
이석 부스러기가 다시 떨어져 나오는 정확한 기전은 개인마다 다르게 작용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반고리관 내 이석막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어 재발 위험이 함께 높아집니다.
Q. 어지럼증이 있을 때 바로 응급실에 가야 하나요?
동반 증상이 없다면 예약 진료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갑작스러운 마비, 발음 이상, 심한 두통이 함께 나타난다면 응급실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Q. 전정재활은 집에서도 할 수 있나요?
기본 동작은 집에서도 연습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진단 없이 임의로 시작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처음에는 병원에서 동작을 확인받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Q. 어지럼증 검사는 얼마나 걸리나요?
기본적인 안진검사와 문진은 20~30분 내로 마칠 수 있습니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전정기능검사나 영상검사가 추가되면 한나절 이상 소요되기도 합니다.
Q. 노인 어지럼증도 좋아질 수 있나요?
약물치료와 전정재활을 함께 진행하면 대부분 눈에 띄게 호전됩니다. 다만 고령에서는 여러 원인이 겹쳐 있는 경우가 많아 회복 속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