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걷히고 나면 낮 기온이 순식간에 30도 중후반까지 오르면서, 무더운 바깥과 서늘한 실내를 하루에도 여러 번 오가게 됩니다. 이렇게 온도 차가 반복되는 시기에는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걸음을 옮기다가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을 느끼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천안에서도 무더위가 본격화되는 요즘, 어지럼증을 이유로 진료를 찾는 발걸음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지럼증은 눈앞이 핑 도는 회전성 어지럼부터 몸이 붕 뜨는 듯한 비회전성 어지럼, 순간적으로 아찔해지는 실신 전 증상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표현입니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지만, 몇 시간 안의 대응이 이후 회복 정도를 크게 좌우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어지럼증이 나타났을 때 먼저 확인해야 할 것과, 시간을 놓치면 되돌리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말초성 어지럼과 중추성 어지럼, 그 차이가 곧 골든타임입니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귀 안쪽 전정기관의 문제로 생기는 말초성 어지럼과, 뇌간이나 소뇌 등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생기는 중추성 어지럼입니다. 말초성 어지럼은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이 대표적이고, 중추성 어지럼은 소뇌경색이나 일과성 뇌허혈발작 같은 뇌혈관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이석증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미국이비인후과학회(AAO-HNS)의 양성돌발성두위현훈 임상진료지침에 따르면 현훈으로 내원한 환자의 17~42%가 이석증으로 진단되며, 이 환자들의 약 86%가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을 겪고 68%는 업무량을 줄이며 6%는 직장을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
다만 같은 어지럼이라는 말로 표현돼도 원인에 따라 대응 속도는 달라집니다. 이석증 같은 말초성 원인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도 대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중추성 원인이 의심되면 발견과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이 빠를수록 회복 결과가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야 하는 위험 신호
어지럼증이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함께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입니다. 다음 증상이 어지럼과 동시에 나타난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갑자기 벼락처럼 심한 두통이 함께 찾아오는 경우
사물이 둘로 겹쳐 보이거나 시야 한쪽이 가려지는 경우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부축을 받아도 걸음을 똑바로 옮기기 어려운 경우
어지럼과 함께 한쪽 귀가 갑자기 잘 들리지 않는 경우
이 중 하나라도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 어지럼이 아니라 뇌혈관 문제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눈동자가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 걸음걸이, 팔다리 힘을 함께 살펴보며 말초성인지 중추성인지를 가려냅니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 10~15초, 물 섭취는 하루 1.5~2리터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 실천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검사실에서는 귀에 따뜻하거나 시원한 물을 잠깐 넣어 좌우 전정기능을 비교하는 온도안진검사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이때 1~2분 정도 짧게 어지럼이 느껴지는 것은 검사 특성상 나타나는 정상 반응입니다. 이 과정을 미리 알아두면 검사 중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석증이냐 편두통이냐, 원인마다 다른 첫 대응법
같은 어지럼증이라도 대응의 출발점은 원인마다 다릅니다. 자세를 바꿀 때마다 짧게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이석증 쪽 관리가 우선이고, 붕 뜨는 느낌과 함께 두통이나 소리·빛에 대한 민감함이 동반된다면 전정편두통 쪽 관리가 더 맞습니다.
구분
주요 특징
우선 관리
이석증
자세를 바꿀 때 짧게(대개 1분 이내) 반복되는 회전성 어지럼
특정 자세 피하기, 전정재활운동
전정신경염
갑자기 시작돼 수일간 지속되는 심한 어지럼, 청력 저하는 없음
급성기 안정 후 점진적으로 활동 늘리기
메니에르병
어지럼과 함께 이명·청력 변동이 반복됨
나트륨 제한, 경과 관찰
전정편두통
두통·빛과 소리 민감성이 어지럼과 함께 나타남
두통 관리, 유발 요인 회피
편두통과 연관된 어지럼증에는 목 통증이나 빛·소리에 대한 민감함 같은 동반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Nature Medicine」에 발표된 임상시험에 따르면 편두통 전조 증상이 있는 성인 438명을 대상으로 두통 시작 1~6시간 전 우브로게판트를 복용했을 때, 목 통증이나 소리 민감성을 겪지 않을 가능성이 2배, 빛 민감도가 없을 가능성이 72%, 피로가 없을 가능성이 8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
한편 어지럼증이 만성적으로 이어지면서 불안이나 우울감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적 접근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BMJ」에 발표된 약물치료 네트워크 메타분석(87개 연구, 12,800명 대상)에 따르면 SSRI 계열 약물은 위약 대비 우울증 관해 위험비가 1.38로 유의하게 높았고, 그중 서트랄린과 에스시탈로프람이 효과와 안전성의 균형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3]
다만 검사를 여러 차례 진행해도 원인이 한 번에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경과를 지켜보며 재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미루면 되돌리기 어려워지는 변화들
시간이 지나면 되돌리기 어려워지는 변화가 실제로 있다는 점은 어지럼증 관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짚어야 할 부분입니다.
어지럼과 함께 한쪽 귀가 갑자기 잘 들리지 않는다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이 늦어질수록 청력이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영구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어지럼과 청력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추성 어지럼의 원인이 뇌혈관 문제라면 이야기는 더 분명해집니다. 치료 가능한 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해 필요한 처치를 받는지 여부가 이후 마비나 언어장애 같은 후유증의 정도를 크게 좌우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된 뇌 조직은 회복이 어려워지므로, 앞서 살펴본 위험 신호가 있다면 증상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기보다 곧바로 응급실로 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말초성 어지럼이라도 방심할 수는 없습니다. 전정신경염을 앓은 뒤 어지럼이 무서워 움직임을 피하기만 하면, 뇌가 균형 감각을 새롭게 익히는 전정 보상 과정이 더뎌지면서 오히려 어지럼과 불안정감이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급성기가 지난 뒤에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임을 지나치게 줄이기보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몸을 움직여야 회복이 순조롭습니다.
전정 보상이 필요한 시기에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몸을 움직이는 연습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짚고 넘어갈 어지럼증 질문 다섯 가지
장마와 무더위가 겹치는 시기에는 몸의 온도 조절과 혈압 변화가 평소보다 커지는 만큼, 어지럼증이 잦아진다면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천안 지역에서 어지럼증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서울성모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이 있으며, 위치는 충남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26, 301호(신부동)로 아트박스 천안신부점 인근 약 250m 거리에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어지럼증과 빈혈은 같은 건가요?
빈혈은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원인 중 하나일 뿐입니다. 빈혈 진단 기준을 만족하지 않는데도 이석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아, 빈혈 수치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Q. 어지럼증이 몇 분 만에 사라지면 안심해도 되나요?
지속 시간과 관계없이 두통, 시야 이상, 발음 이상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있었다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5분 만에 어지럼이 사라졌더라도 그사이 손발에 힘이 빠졌다면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Q. 여름철 냉방이 어지럼증과 관련이 있나요?
실내외 온도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혈압 조절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냉방이 강한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더운 야외로 나갈 때 핑 도는 느낌을 받는다면 온도차를 서서히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Q. 전정재활운동은 얼마나 해야 효과가 있나요?
개인차가 있지만 하루 2~3회씩 2~3주 정도 꾸준히 반복했을 때 균형 감각이 점차 안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며칠만 하고 효과가 없다고 중단하기보다 최소 2~3주는 지속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Q. 어지럼증 검사는 한 번에 끝나나요?
원인에 따라 눈 운동 검사, 청력 검사, 영상 검사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하며, 이틀에서 길게는 1~2주에 걸쳐 나눠 진행하거나 경과를 지켜보며 재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