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 흘려들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버지, 요즘 자꾸 '뭐라고? 다시 말해봐'부터 하시네."라고 말하는 자녀들을 천안 지역에서 자주 만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나이 때문이라고 짐작하지만, 막상 검사를 받아보면 청각장애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진단은 '잘 안 들린다'는 느낌만으로 내려지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검사 수치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절차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둘러싼 잘못 알려진 믿음들이 적지 않고, 그 믿음 때문에 검사 시기나 지원 제도를 놓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자주 마주치는 오해 세 가지를 짚어보고, 실제 기준이 무엇인지 정리해보겠습니다.

한쪽 귀만 심해도 등록된다는 말, 절반만 맞습니다
한쪽 귀가 전혀 안 들리니까 당연히 장애 등록이 될 거라고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기준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 고시 기준으로 보면,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은 두 귀의 청력손실이 각각 90dB 이상이거나 각각 80dB 이상인 경우를 말합니다. '심하지 않은 장애인'도 두 귀 각각 70dB 이상, 두 귀 각각 60dB 이상이면서 보통 말소리의 최대 명료도가 50% 이하인 경우, 또는 한 귀는 80dB 이상이고 다른 귀는 40dB 이상인 경우처럼 두 귀의 상태를 함께 보는 조합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즉 한쪽 귀만 심하게 안 들리고 반대쪽 귀가 정상 범위라면, 등록 기준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검사 결과지의 숫자는 한쪽 귀만의 문제가 아니라 양쪽 귀를 합쳐 어떻게 해석되는지가 먼저입니다.
검사만 통과하면 끝이라는 생각, 아이에게는 위험합니다
신생아 때 청력 선별검사를 통과했다면 이제 걱정할 것이 없다고 여기는 보호자가 적지 않습니다. 선별검사는 정상 반응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1차 과정이고, 재검 판정이 나왔을 때 진행하는 확진검사(ABR)는 전혀 다른 시기와 절차로 이루어집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지에 실린 조사를 보면,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은 보호자 중 신생아청각선별검사 시기를 아는 비율은 82.2%였지만 확진검사 시기를 아는 비율은 20.4%에 그쳤고, 보청기 지원사업을 알고 있는 비율도 56.1% 수준이었습니다.[1]
선별검사 통과는 그 시점의 반응을 확인한 것일 뿐, 이후 청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경우까지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재검 판정을 받았던 아이라면 정해진 기간 안에 확진검사를 받아야 하고, 통과한 아이라도 이후 추적 관찰 일정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청기는 부담돼서 미뤄도 된다는 생각, 지금은 다릅니다
보청기 가격 때문에 등록이나 구입 결정을 미루는 보호자들을 자주 만납니다.
국내 등록 통계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보청기 지원금이 2005~2014년 약 300달러 수준에서 2015~2018년 약 1,000달러로 늘면서 보청기 지원을 받는 비율도 67.0%에서 75.6%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
지원 규모가 꾸준히 커진 만큼, 비용 부담 때문에 등록을 미루는 선택이 예전만큼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지원금이 기기 전체 비용을 다 메워주는 것은 아니므로, 구입 전에 등록 가능 여부와 실제 지원 범위를 확인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대로 두면 달라지는 것들
청력 저하를 방치하면 단순히 소리가 덜 들리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대화를 알아듣기 위해 계속 집중하다 보니 쉽게 피로해지고, 모임이나 전화 통화를 피하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말과 언어를 배우는 시기와 맞물려 있어 언어 발달이 늦어질 위험이 더 커집니다. 노년층에서는 청력 저하가 길어질수록 주변과의 대화와 소통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며, 이는 전반적인 인지 활동 저하와도 연관이 있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청력이 떨어지는 경로는 제각각입니다
난청의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진행되는 노화성 난청, 큰 소리에 반복 노출되어 생기는 소음성 난청, 중이염 같은 염증성 질환, 갑자기 한쪽 귀가 안 들리는 돌발성 난청까지 진행 속도와 양상이 서로 다릅니다. 특히 돌발성 난청은 조기 치료 여부가 회복 정도에 큰 영향을 줍니다.
- 노화성 난청 — 수년에 걸쳐 서서히 양쪽 귀가 함께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소음성 난청 — 특정 주파수대부터 저하되며, 장기간의 소음 노출과 관련이 있습니다.
- 돌발성 난청 — 수 시간에서 수일 내 한쪽 귀가 갑자기 저하됩니다.
- 중이염 등 염증성 질환 — 염증이 가라앉으면 청력이 회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검사는 숫자 두 개를 함께 봅니다
검사는 조용한 방음부스에서 주파수별로 소리를 들려주고 반응을 보는 순음청력검사와, 단어를 얼마나 알아듣는지 확인하는 어음명료도검사를 함께 진행합니다. 검사 시간은 보통 30~40분 정도 걸리며, 양쪽 귀를 따로따로 측정합니다. 결과에 따라 방향도 달라집니다. 경도~중등도 난청이면서 어음 구별력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보청기 착용과 청능훈련을 우선 고려하고, 고도 이상으로 보청기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에는 인공와우 같은 수술적 방법을 검토하게 됩니다. 보청기 적합검사는 실제 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다시 소리를 들려주며 조정하는 과정으로, 한 번에 끝나지 않고 몇 주에 걸쳐 여러 차례 미세조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보청기를 착용해도 모든 소리가 예전처럼 선명해지지는 않으며, 착용 초기에는 소리가 낯설게 느껴져 1~3개월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점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를 서둘러야 하는 변화들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나면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보다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돌발성 난청은 증상이 시작된 후 1~2주 안에 치료를 시작하는지에 따라 회복 정도가 달라질 수 있어 시간을 끌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한쪽 귀가 갑자기 먹먹해지고 수일째 좋아지지 않는 경우
- 이명과 함께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경우
- 평소보다 TV나 라디오 볼륨을 눈에 띄게 올리게 된 경우
- 아이가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느리거나 말이 늦게 트이는 경우
천안 지역에서 이런 변화를 느끼고 있다면, 집 안에서의 작은 신호들을 가볍게 보지 않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천안 지역에서 청각장애진단과 관련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서울성모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이 있으며, 충남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26, 301호(신부동) — 아트박스 천안신부점 인근 약 250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