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짜 별생각이 다 들어요. 예전엔 머리 감을 때 빠진 머리카락 봐도 “원래 이 정도는 빠지지 않나?” 하고 넘겼는데, 요즘은 배수구에 모인 거 보면 갑자기 인생 반성 타임 들어감. 아니 내가 뭘 그렇게 잘못 살았다고 정수리 쪽이 먼저 퇴근 준비를 하나 싶고요. 거울 볼 때마다 조명 탓인가, 기분 탓인가, 각도 탓인가 하다가 결국 카메라 켜서 확대해보는 나 자신이 제일 무서움.
그래서 한동안 샴푸도 이것저것 바꿔보고, 잠도 좀 일찍 자보려고 하고, 괜히 단백질 챙겨 먹고 그러고 있어요. 솔직히 하루 이틀 한다고 바로 뭔가 달라지진 않는데, 그래도 가만히 손 놓고 있는 것보단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같은 마음으로 붙들고 있는 중임. 웃긴 건 평소엔 그렇게 귀찮던 두피 사진 기록도 이제는 거의 아기 성장일기급으로 찍고 있다는 거. 근데 찍을수록 “어? 괜찮아진 건가?” 싶다가도 다음 날 보면 또 “아 아닌가?” 이 무한반복이에요.
진짜 탈모 초기는 남들이 보면 “에이 그 정도로?” 할 수 있는데 본인은 엄청 신경 쓰이잖아요. 바람 불 때 이마 쪽 신경 쓰이고, 엘리베이터 거울에서 위에서 비추는 조명 만나면 괜히 고개 각도 바꾸게 되고. 예전엔 헤어스타일이 그냥 스타일 문제였다면 요즘은 거의 방어기제 수준임. 왁스 바르면서도 멋내는 게 아니라 은폐 작업하는 기분이라 좀 슬픔. 근데 또 너무 심각하게만 생각하면 내가 스트레스로 머리를 더 보내는 거 아닌가 싶어서, 혼자 “얘들아 가지 마라, 아직 정 없다” 이러고 있음.
혹시 여기 계신 분들은 초기에 어떤 식으로 관리하셨나요? 생활습관부터 바꿔본 분도 있을 거고, 병원 가서 상담 먼저 받아본 분도 있을 것 같은데, 뭐가 좀 현실적으로 도움 될 수 있었는지 궁금해요. 저처럼 괜히 혼자 확대해서 보다가 멘탈 먼저 털린 사람 있으면 후기 좀 부탁드립니다. 요즘 드는 생각의 결론은 하나예요.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사실상 가족이었다는 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