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제일 많이 하는 운동이 뭔지 아세요. 헬스도 아니고 러닝도 아니고 혼자 의미부여 풀코스 뛰기입니다. 소개팅이든 짝사랑이든 누구 하나 좀 괜찮다 싶으면 카톡 한 줄에도 괜히 확대해석 들어가고, 답장 텀 조금 길면 “아 바쁘신가 보다” 했다가 10분 뒤에는 “아 그냥 나한테 마음이 없나”까지 감. 서울 하늘보다 제 감정기복이 더 종잡기 힘들어요. 모태솔로 탈출 시도 중인데 탈출구 찾기 전에 제 정신줄부터 챙겨야 할 판입니다.
얼마 전에도 아는 분 통해서 소개를 받았는데, 첫 만남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거든요. 적어도 제 기준에서는요. 근데 문제는 집 오고 나서 시작됨. “이때 웃은 건 예의상인가”, “다음에 보자는 말은 진심인가”, “내가 너무 오바했나” 혼자 복기 영상을 감독판으로 세 번은 돌렸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카톡 보내기 전에 문장 하나 쓰고 지우고를 한 스무 번 한 듯. 남들은 그냥 보내는 걸 저는 무슨 대입 논술 제출하듯 검토해요. 연애는 타이밍이라는데 저는 늘 타이밍 앞에서 교통정리하는 사람 느낌임.
진짜 궁금한 건 이거예요. 다들 원래 마음 가는 사람 생기면 이렇게 혼자 상상회로 엄청 돌리나요? 아니면 제가 유독 심한 건가요. 저는 관심 있는 사람이 생기면 괜히 쿨한 척하다가도 집에 와서는 “내가 너무 무심했나” 후회하고, 또 다음엔 너무 티 내면 부담스러울까 봐 브레이크 밟고, 결국 애매한 사람 1이 되어버립니다. 연애 고수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 이어가고 약속도 툭 던지던데 그게 제일 신기함. 저는 툭 던지려다 제 멘탈만 바닥에 떨어짐.
그래서 요즘은 너무 완벽하게 하려는 버릇부터 좀 줄여보려고요. 어차피 말 한마디로 인생이 갈리는 것도 아닌데, 저는 늘 혼자 오디션 심사위원까지 불러놓고 자폭하는 스타일이라. 혹시 여기 계신 분들은 썸 초반이나 소개팅 뒤에 어떤 식으로 템포 잡는지 궁금합니다. 너무 들이대는 것도 싫고, 너무 재는 것도 싫은데 그 중간이 제일 어렵네요. 저처럼 혼자 북치고 장구치다가 공연 끝난 분들 있으면 경험담 좀 풀어주세요. 저도 이제는 좀 사람답게 좋아해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