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사이 안경 처방을 두 번 이상 바꾸신 적이 있으신가요? 새로 맞춘 안경이나 렌즈를 써도 글씨가 겹쳐 보이거나 야간에 불빛이 번져 보이는 느낌이 그대로 남아 있으신가요?
안경 도수가 계속 올라가고 난시가 심해져요, 렌즈로도 안 가려질 때는 단순히 근시가 진행하는 것과는 다른 원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도수와 난시가 흔들리는 배경을 짚어보고, 상황에 따라 안경부터 특수렌즈, 시술까지 어떤 방법이 더 맞는지 비교합니다.
안경 도수가 오르고 난시가 심해질 때, 어디까지 정상일까요
성인의 근시는 20대 중반을 지나면서 변화 폭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 경과입니다.
이 시기를 지나서도 연간 0.5디옵터 이상씩 도수가 오르거나, 반년 단위로 처방이 다시 바뀐다면 단순한 근시 진행 패턴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특히 난시 도수나 난시축까지 함께 자주 바뀌고, 안경 렌즈나 소프트 콘택트렌즈로 교정해도 상이 겹쳐 보이거나 초점이 흐릿한 느낌이 남는다면 각막 표면이 매끈한 타원형에서 벗어나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도수와 난시가 자꾸 흔들리는 이유, 각막 모양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도수가 오르는 배경은 여러 가지입니다. 눈을 비비는 습관, 건성안으로 인한 각막 표면 불균일, 스마트기기 사용이 늘며 나타나는 조절 긴장 등이 흔한 원인이며, 이런 경우 대부분 안경이나 렌즈 도수만 새로 맞추면 교정이 됩니다.
반면 각막 자체가 점점 얇아지며 원뿔 모양으로 휘어지는 각막확장증(원추각막)이 원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원추각막은 각막 중심부나 아래쪽이 얇아지며 규칙적인 타원 대신 불규칙한 곡률을 갖게 되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국내 건강보험 자료로 20세 이상 약 406만 명을 2009년부터 10년간 추적한 조사에서 원추각막 신규 발생률은 20대에서 인구 10만 명당 10.7명 수준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고, 여성의 발생 위험이 남성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습니다.[1]
이 결과는 안경이나 렌즈 도수를 자주 바꾸게 되는 20~30대 시기와 원추각막이 잘 나타나는 시기가 겹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눈을 심하게 비비는 습관이나 알레르기결막염, 아토피피부염을 함께 앓는 경우 진행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안경부터 시술까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교정 방법 비교
각막 형태가 정상 범위인지 여부가 어떤 교정 방법을 선택할지 가르는 첫 기준입니다.
| 교정 방법 | 적합한 경우 | 한계 |
|---|
| 안경 · 소프트 토릭렌즈 | 각막이 대체로 매끈하고 규칙적인 난시일 때 | 각막이 불규칙하면 상이 겹쳐 보이는 느낌이 남을 수 있음 |
| RGP(하드)·하이브리드렌즈 | 불규칙난시로 안경 교정에 한계가 있을 때 | 초기 이물감 적응에 1~2주 정도 소요됨 |
| 공막렌즈 | 각막 굴곡이 크거나 RGP 착용이 힘들 때 | 착용 준비 시간이 소프트렌즈보다 더 걸림 |
| 각막교차결합술(CXL) | 각막확장증의 진행을 늦추고 싶을 때 | 이미 나빠진 시력을 되돌리진 못함 |
| 각막링세그먼트 · 각막이식 | 다른 방법으로 교정이 어려울 만큼 진행됐을 때 | 시술 범위가 크고 회복 기간이 김 |
각막이 대체로 매끈하고 규칙적인 난시만 진행 중이라면 안경이나 소프트 토릭렌즈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각막이 불규칙하게 휘어 이런 렌즈로 교정해도 상이 겹쳐 보이는 느낌이 남는다면, 렌즈와 각막 사이 눈물층으로 불규칙한 면을 메워주는 RGP렌즈나 공막렌즈 쪽이 더 맞습니다.
RGP렌즈는 처음 착용할 때 이물감 적응 기간이 보통 1~2주 정도 걸리고, 공막렌즈는 착용 전 식염수를 채우는 과정이 더해져 아침 준비 시간이 소프트렌즈보다 5~10분가량 더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적응을 힘들어하다가도 몇 주 지나면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각막이 계속 얇아지며 진행 속도가 빠르다면 각막교차결합술(CXL)로 진행을 늦추는 방법을 고려하게 됩니다. 다만 이 시술은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목적이지, 이미 떨어진 시력을 되돌리는 수술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시술 후에도 안경이나 렌즈 착용이 그대로 필요한 경우가 많아,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각막이 심하게 얇아지고 변형돼 렌즈로도 교정이 어려울 만큼 진행된 경우에는 각막 안에 작은 링을 삽입하는 각막링세그먼트나 각막이식까지 검토하게 되지만, 이는 전체 원추각막 환자 중 일부에 해당하는 방법입니다.
난시 교정을 둘러싼 흔한 오해들
라식이나 라섹을 받으면 도수와 난시가 한 번에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각막이 이미 불규칙하게 얇아진 상태라면 각막을 깎아내는 이 수술이 오히려 금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막을 더 얇게 만들면 확장증이 오히려 빨라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수가 안 맞는 안경을 오래 쓰면 시력이 더 나빠진다는 이야기도 흔하지만, 도수 자체를 악화시키는 것은 아니고 눈의 피로도와 두통을 늘리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난시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줄어든다는 생각도 있지만, 근시성 난시는 저절로 줄어들지 않고 원추각막이 함께 있다면 오히려 서서히 진행합니다.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하는 시점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각막 정밀검사를 고려해볼 시점입니다.
- 반년~1년 사이 도수나 난시 축이 계속 바뀌는 경우
- 안경이나 렌즈로 최선 교정을 해도 한쪽 눈으로 사물이 겹쳐 보이는 경우
- 눈을 자주, 세게 비비는 습관이 있는 경우
- 아토피피부염이나 알레르기결막염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
- 가족 중 원추각막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국내에서 굴절교정수술을 원하는 사람 약 2,000명의 각막지형도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선별 검사상 이상 소견이 25.0%로 나타났지만, 실제 뚜렷한 각막확장증은 2.4%에 그쳤다고 보고했습니다.[2]
이 결과는 각막 앞면 곡률만으로는 정밀검사가 필요한 사람을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며, 위 항목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각막 앞뒤 면을 함께 살펴보는 각막단층촬영까지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도수와 렌즈 선택, 미리 짚어두면 좋은 질문들
아래 내용은 일반적인 경향이며, 실제 선택은 개인의 각막 상태와 생활 습관에 따라 달라집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