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콧물과 축농증 부비동염을 곧장 연결짓는 오해
콧물이 누렇게 변하면 곧바로 세균성 축농증 부비동염으로 단정 짓는 경우가 있지만, 콧물의 색은 백혈구가 분비하는 효소의 색일 뿐이며 감염의 종류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못합니다.
감기 초반에는 맑던 콧물이 며칠 지나 누렇거나 푸르스름하게 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경과이며, 이 시기 대부분은 세균이 아니라 바이러스성 염증이 가라앉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코막힘이나 누런 콧물이 2주 넘게 이어지거나 아이의 코감기가 자꾸 반복된다면, 어떤 기준으로 축농증 부비동염 여부와 검사 필요성을 가리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급성·만성 부비동염 전체 진료인원은 약 393만 6,499명이었고, 이 중 9세 이하 소아·아동이 전체의 약 31%를 차지했습니다.[1]
부비동 점막이 붓고 막히는 구조적 이유
부비동은 얼굴뼈 안쪽의 빈 공간으로 상악동, 사골동, 전두동, 접형동 네 쌍으로 나뉘며, 자연공이라 불리는 좁은 통로를 통해 코안과 연결됩니다.
이 통로의 점막에는 섬모가 촘촘히 나 있어 분비물을 코안 방향으로 밀어내는데, 바이러스 감염이나 알레르기 반응으로 점막이 부으면 자연공이 좁아지면서 분비물이 안쪽에 고이고, 이 상태가 길어지면 세균이 함께 자라기 시작합니다.
- 알레르기비염이 함께 있어 점막이 만성적으로 부어 있는 경우
- 비중격만곡이나 비용종처럼 통로 자체가 구조적으로 좁은 경우
- 위쪽 어금니 염증이 상악동으로 번지는 치성 부비동염
- 흡연이나 미세먼지 노출로 섬모 운동이 떨어진 경우
소아는 자연공 자체가 좁고 아데노이드가 커서 성인보다 쉽게 막히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부비동염(축농증) 전체 진료인원은 약 579만 명이었고, 이 중 9세 이하가 173만 명으로 전체의 29.9%를 차지해 가장 많았습니다.[2]
급성과 만성 축농증 부비동염을 가르는 12주 기준
임상에서는 증상이 4주 이내면 급성, 4주에서 12주 사이는 아급성, 12주 이상 이어지면 만성 축농증 부비동염으로 구분합니다.
코막힘, 화농성 콧물, 안면부 통증이나 압박감, 후각 저하 중 두 가지 이상이 이 기준 기간을 넘겨 겹칠 때 부비동염으로 진단합니다.
비내시경은 가느다란 카메라로 중비도, 즉 사골동과 상악동의 분비물이 빠져나오는 통로를 직접 들여다보는 검사로, 고름의 유무와 위치, 점막이 부은 정도를 의사가 눈으로 직접 확인합니다.
만성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후각을 감지하는 신경 주변 점막까지 영향을 받아 냄새를 못 맡는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 7,306명 조사에서 후각소실·감퇴 위험은 만성 축농증이 있는 경우 14.55배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3]
비내시경과 CT가 각각 보여주는 것
비내시경으로 염증의 위치와 정도를 눈으로 확인했다면, 구조 전체를 파악할 때는 영상 검사를 함께 살펴봅니다.
단순 X-ray 중 와터스 뷰는 부비동 안의 공기와 액체가 만나는 경계선, 전체적인 혼탁 정도를 평면으로 담아내는 검사입니다. 다만 여러 구조가 겹쳐 보여 사골동처럼 좁은 부위는 판독이 까다롭고, 최근에는 초기 선별 용도로만 제한적으로 쓰입니다.
CT는 부비동을 얇은 단면으로 나눠 촬영해 구획별 혼탁 정도를 Lund-Mackay 점수라는 방식으로 매기는데, 각 부비동군을 0점(투명), 1점(부분 혼탁), 2점(완전 혼탁)으로 평가해 양쪽을 합산합니다. 점수가 낮을수록 염증이 국소적이라는 뜻이고, 높을수록 여러 부비동에 걸쳐 광범위하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이 점수는 수술 범위를 정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됩니다.
다만 CT 점수가 높다고 항상 증상이 심한 것은 아니며, 증상이 없는 사람의 영상에서도 경미한 점막비후가 관찰되는 경우가 있어 영상 소견만으로 치료 여부를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생리식염수 세척, 숫자로 정리한 실천법
부비동염 예방과 관리에서 근거가 비교적 뚜렷한 방법은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코세척입니다.
- 체온과 비슷한 섭씨 35~37도의 미온수에 소금을 녹여 0.9% 농도의 생리식염수를 만듭니다.
- 고개를 살짝 숙인 자세에서 한쪽 콧구멍으로 천천히 흘려 넣어 반대쪽으로 흘러나오게 합니다.
- 한쪽당 약 200ml를 기준으로 하루 1~2회 세척합니다.
- 세척 후에는 기구를 완전히 말려 세균이 자라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한쪽당 약 200ml, 하루 1~2회가 생리식염수 세척의 기본 기준입니다.
실내 습도는 40~60%로 유지하는 것이 점막 섬모 운동에 도움이 되며, 가습기를 사용한다면 물통을 2~3일마다 비우고 헹궈 곰팡이나 세균 번식을 막아야 합니다.
세척액 온도가 체온보다 많이 낮거나 높으면 어지럼증이나 따가운 자극을 느끼는 일이 실제 처치 과정에서 드물지 않게 확인됩니다.
자가관리로 충분한 경우와 검사가 필요한 경우
코막힘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다뤄지지는 않습니다.
발열 없이 코막힘과 묽은 콧물이 일주일 이내로 이어지는 초기 증상이라면 앞서 설명한 세척과 충분한 휴식만으로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는 반면, 증상이 12주 이상 이어지거나 한 해 동안 여러 차례 되풀이되고 한쪽에서만 유독 심하게 나타난다면 비내시경이나 CT 같은 정밀 검사를 고려해볼 시점입니다.
소아는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문진과 비내시경 위주로 먼저 접근하고, 성인에서 되풀이되는 축농증 부비동염은 구조적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CT를 먼저 고려하기도 합니다.
항생제가 모든 급성 부비동염에 필요한 것은 아니며, 바이러스성으로 시작된 경우는 별다른 처치 없이도 저절로 가라앉는 경과를 보이는 일이 많습니다.
고열과 얼굴 부기, 응급 신호를 가리는 법
눈 주위가 붓거나 벌겋게 변하고 시야가 흐려지거나 눈동자를 움직이기 어렵다면 안와 안쪽으로 염증이 번진 신호일 수 있습니다.
심한 두통과 함께 목이 뻣뻣해지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변화, 39도 이상의 고열이 며칠씩 이어지는 경우는 즉시 진료가 필요한 신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