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 15주부터 단태아보다 지방·근육량 적어, 쌍태임신 관리 기준에 시사점
쌍둥이는 출생 시 체중이 단태아보다 작은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차이가 임신 후기뿐 아니라 임신 중기 초반부터 이미 시작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 15주부터 쌍둥이 태아가 단태아에 비해 지방과 근육량이 모두 적다는 사실이 초음파 분석을 통해 확인되면서, 쌍태임신을 바라보는 기존의 성장 관점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진이 수행했으며, 태아 성장과 체성분 변화를 3차원 초음파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소아과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JAMA Pediatric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과거에 수행된 태아 발달 초음파 연구 데이터를 재분석했다. 분석 대상에는 단태아 임신 2,604건과 쌍태아 임신 315건의 3차원 초음파 자료가 포함됐다. 연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쌍둥이는 각각 독립된 태반을 가진 경우만 포함됐으며, 하나의 태반을 공유하는 쌍둥이는 분석에서 제외됐다.
분석 결과 임신 15주부터 쌍둥이 태아의 허벅지 부피는 단태아보다 유의하게 작았다. 단순한 전체 크기 차이뿐 아니라, 지방 조직과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 조직 모두에서 차이가 확인됐다. 특히 쌍둥이는 단태아에 비해 허벅지 지방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임신 15주부터 37주까지 지방 비율이 약 2.7%에서 최대 4.2%까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2차원 초음파를 활용해 쌍둥이와 단태아의 성장 차이를 비교해 왔고, 그 결과 성장 차이는 임신 후기, 특히 임신 28주 이후에 두드러진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3차원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체성분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이러한 차이가 훨씬 이른 시기부터 존재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쌍둥이 태아의 초기 성장 차이가 단순한 영양 경쟁 때문은 아닐 가능성에 주목했다. 임신 중기까지는 태반이 충분히 발달해 태아에게 필요한 영양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연구팀은 임신 후기 두 태아의 급격한 성장과 자원 요구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생물학적 적응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아동보건·인간발달연구소 제시카 글리슨 박사와 캐서린 그랜츠 박사 연구진이 주도했다.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이러한 체성분 차이가 출생 후 성장이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쌍태임신을 단순히 ‘후기에 작은 태아’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임신 초기부터 다른 성장 궤적을 갖는 임신 형태로 이해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평가한다. 향후 연구 결과가 축적될 경우, 쌍태임신 산모를 대상으로 한 초음파 추적 관찰 기준과 관리 전략을 보다 정교하게 설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