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섭식장애 행동이 보상 회로를 왜곡해 질환을 만성화시킨다는 연구 결과
폭식, 제한적 식사, 구토 등의 섭식장애 행동이 뇌의 보상 시스템과 음식 섭취 조절 회로를 변화시켜 이러한 행동을 반복·강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신경생물학적 변화는 섭식장애가 단순한 의지 문제를 넘어 만성 질환으로 이어지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해당 연구는 미국의학협회 정신의학 저널(JAMA Psychiatry)에 게재됐다.
섭식장애는 신경성 식욕부진증, 신경성 폭식증, 폭식장애 등을 포함하는 중증 정신질환으로, 심각한 합병증과 사망 위험까지 동반할 수 있다. 질환의 유형과 개인에 따라 행동 양상은 다르지만, 반복적인 폭식이나 극단적인 식사 제한은 공통적으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다양한 섭식장애를 가진 여성 197명과 섭식장애가 없는 여성 120명을 대상으로 기능적 뇌영상 검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예상하지 못한 단맛 자극을 받거나 받지 않는 실험 과제를 수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뇌의 ‘예측 오류’ 반응을 분석했다. 예측 오류는 기대와 실제 결과의 차이를 감지하는 도파민 기반 보상 신호로, 음식에 대한 반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 결과, 섭식장애가 없는 집단에서는 체질량지수(BMI)나 식습관과 뇌 보상 반응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섭식장애가 있는 집단에서는 폭식 행동과 높은 BMI를 가진 경우 보상 반응이 둔화되어 있었고, 음식 섭취를 조절하는 뇌 회로의 연결 방향도 정상과 반대로 나타났다. 이 변화는 식사 후 통제력을 잃었다는 느낌과도 관련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섭식장애 행동이 뇌의 보상 체계를 바꾸고, 그 변화가 다시 문제 행동을 강화하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극단적으로 식사를 제한하는 경우에는 보상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배고픔 신호를 억누르기 쉬워지고, 반대로 폭식이 반복되면 보상 반응이 둔해져 더 많은 음식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섭식장애를 행동과 뇌 생물학이 상호작용하는 질환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향후 치료 역시 단순한 식이 조절을 넘어, 행동 변화와 함께 뇌 회로를 표적으로 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