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아 사시성 질환 치료 효과는 확인, 읽기 성취도 향상은 입증 못 해
눈이 가까운 물체를 볼 때 함께 모이지 못하는 ‘조절성 폭주부족’은 소아에게 흔한 시기능 이상으로, 읽기나 학습 집중에 불편을 준다. 그동안 안과와 시기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병원에서 시행하는 시력훈련이 이러한 불편을 개선할 뿐 아니라 읽기 능력까지 향상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는 이 가설에 신중한 해석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미국 국립안연구소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9세에서 14세 사이의 조절성 폭주부족 아동 310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진은 이들을 실제 시력훈련을 받는 그룹과 효과가 없도록 설계된 위약 훈련 그룹으로 나눠 16주간 치료를 진행했다. 이후 두 그룹의 시기능 변화와 읽기 이해력, 읽기 유창성 등을 표준화된 검사로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병원 기반 시력훈련을 받은 아이들 중 약 75~80%는 눈의 협응 능력과 같은 임상적 지표에서 정상 범위로 호전됐다. 이는 과거 연구와 일관된 결과로, 시력훈련이 조절성 폭주부족 자체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읽기 성취도에서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읽기 이해력과 단어 읽기, 읽기 속도 등 여러 평가 항목에서 두 그룹 모두 일정 수준의 향상을 보였지만, 실제 시력훈련 그룹이 위약 그룹보다 유의미하게 더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즉, 눈의 기능은 개선됐지만 그것이 곧바로 학업 성취, 특히 읽기 능력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시력훈련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다만 조절성 폭주부족 치료를 읽기 향상 프로그램으로 오해해서는 안 되며, 읽기 문제는 시기능 외에도 언어 능력, 인지 발달, 학습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보호자와 임상 현장 모두에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고 평가한다. 시력훈련은 눈의 협응 문제를 바로잡는 치료로 접근해야 하며, 읽기나 학습 부진이 있다면 별도의 교육적 평가와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치료 효과를 판단할 때도 아이가 느끼는 주관적 증상뿐 아니라 객관적인 임상 지표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