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비바이러스 전염 기전 규명, 예방 전략 개발 가능성 주목
진드기를 통해 사람과 동물에게 전파되는 바이러스의 이동 경로를 밝히는 연구가 진전되면서, 향후 감염 예방 전략 개발에 중요한 단서가 제시됐다.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연구진은 일부 진드기 종의 침샘이 바이러스 전파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북미에서 흔히 발견되는 검은다리진드기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진드기는 파우와산 바이러스를 포함한 일부 플라비바이러스를 매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비바이러스에는 뎅기열, 지카, 웨스트나일, 황열 바이러스 등이 포함되며, 파우와산 바이러스는 북미에서 토착적으로 보고되는 유일한 진드기 매개 플라비바이러스다. 감염 사례는 드물지만, 바이러스가 매우 빠르게 전파되는 특징이 있어 공중보건 측면에서 경계 대상이다.
연구진은 배양된 진드기 침샘 조직을 활용해 바이러스가 어떤 방식으로 증식하고 전달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플라비바이러스가 침샘 내 특정 세포 유형에서 선택적으로 증식하며, 이 과정이 포유류로의 신속한 전파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확인했다. 실제로 감염된 진드기가 흡혈을 시작한 지 15분 이내에도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하다는 점이 이러한 결과를 뒷받침한다.
특히 연구진은 진드기 침샘에서 바이러스 감염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를 확인했다. 이는 바이러스가 침샘을 거쳐 숙주로 이동하는 분자적 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잠재적 표적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경로를 기반으로 백신이나 치료제, 또는 진드기 매개 감염을 막는 새로운 예방 수단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파우와산 바이러스 감염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지나가지만, 중추신경계를 침범할 경우 뇌염이나 수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장기적인 신경학적 후유증이나 사망 위험도 보고된 바 있다. 최근 수년간 북동부와 오대호 지역을 중심으로 보고 사례가 늘어나면서 재부상 감염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진드기와 바이러스, 숙주 간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한다. 침샘이라는 미세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바이러스 증식과 이동을 규명함으로써, 향후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과학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